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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민가 근처까지 확산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활용해 최근 5년간 발생한 국내외 대규모 산불과 화산분화 사례를 종합 분석한 ‘특이현상 종합분석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천리안위성 2B호가 2021년부터 올해까지 관측한 대기오염물질의 분포와 확산 양상을 시간대별로 정리해, 환경재난이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보고서를 29일부터 환경위성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기업·연구기관·일반 국민 누구나 열람하고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형 산불 사례 분석
보고서에는 최근 5년간 발생한 대형 산불 사례가 국내 2건, 국외 2건 포함됐다.
국내 사례에는 지난 3월 영남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대표적으로 다뤄졌다.
위성자료 분석 결과, 산불로 인해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광역 단위로 확산되면서 인근 지역의 미세먼지와 에어로졸 농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사례 역시 포함됐다. 동북아 상공을 관측하는 정지궤도 위성이 장시간 동일 지역을 감시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오염물질이 장거리 이동하는 과정이 시간대별로 재구성됐다.
이를 통해 국외 대형 산불이 한반도 대기환경에 잠재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었다.
화산분화에 따른 화산가스 이동 추적
보고서에는 국외 화산분화 사례도 함께 수록됐다. 특히 올해 11월 말 에티오피아 하일리 구비화산에서 분출된 화산가스의 이동 경로가 상세히 분석됐다.
해당 화산가스는 고층 대기로 퍼져 인도와 중국 상공을 거쳐 일본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분석은 국외에서 발생한 화산재와 화산가스가 단기간에 주변 국가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항공운항과 건강영향 평가 등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궤도 환경위성의 역할
정지궤도 환경위성은 한 위치에서 동북아 전역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어,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확산 양상을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할 수 있다.
특히 산불과 화산처럼 지상 접근이 어려운 재난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보고서가 갖는 주요 유용성
환경재난 대응의 과학적 근거 제공
이번 보고서는 대형 산불과 화산분화로 인해 대기 중에 배출되는 유해물질의 확산 경로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재난 대응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보호 조치를 결정하는 데 과학적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장거리 이동오염 분석 기반 구축
국외에서 발생한 오염원이 동아시아로 유입되는 과정이 위성자료로 입증됨에 따라,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대기오염 문제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전망이다.
국민 건강 보호 및 안전 정책 지원
화산가스와 산불 연기에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돼 있어, 오염물질 확산 예측은 국민 건강관리와 항공·해상안전 규제에도 직결된다.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학술·연구 활용도 제고
최근 5년간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학계와 연구기관의 대기환경·기후 연구에 폭넓게 인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 접근 한계를 보완하는 위성 관측
성지원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부장은 “정지궤도 환경위성은 화산이나 대형 산불처럼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더욱 유용하다”며 “앞으로도 환경위성을 적극 활용해 국민 안전과 환경 보호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이현상 종합분석보고서’는 대규모 환경재난이 대기와 인류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향후에도 위성자료를 활용한 환경감시를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